본문 바로가기

문답잡설9

가지않을 수 없던 길 가지않을 수 없던 길도종환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몇 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돌이켜 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 번쯤은 꼭 다시 걸어보고픈 길도 있고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모르게 외롭고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패여 있는 길이라면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밸길이 데려온 것이라면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지금 내.. 2025. 1. 28.
사라하의 노래 頌4 모든 강물이 바다로 가서 하나 되듯이 모든 거짓이 하나의 진실 속에 흡수 되듯이태양이 떠오르면 이 밤의 어둠은 사라지리라.  새해인사가 좀 많이 늦었습니다.문답잡설로 인사를 드리게 되었는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기 조심하시구요.저는 시체놀이 중이에요, 이번 감기 너무 심드네요. 그래서벗어나야하는데 통 벗어나지질 않는 사라하의 노래 4번째 구절을 가지고 왔습니다. 혹시 아침신앙 가지고 계시분들 많으시죠. 그냥 아침되면 안 아플것 같고 다 잘 될 것 같고 그런 것 있잖아요.제 아침신앙의 근간은 저 네번째 노래입니다. 지긋 지긋하죠.아침되면 안아프긴 골든 타임만 놓칠 뿐.다 질 되긴, 우렁각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간만 흘러있을 뿐이죠. 제가 아픈거 무식하게 잘 참거든요. 지독하게 고통스럽고 아.. 2025. 1. 10.
아주 편안한 죽음 아주 편안한 죽음  -  시몬 드 보부아르  모든 인간은 죽는다.하지만 각자에게 자신의 죽음은 하나의 사고다.심지어 자신이 죽으리라는 것을 알고 이를 사실로 받아들인다 할지라도 , 인간에게 죽음은 하나의 부당한 폭력에 해당한다.p153  한 서점에서 책 제목과 작가 이름 그리고 날짜 하나를 써두고 포장을 했어요.정보는 딱 이 세가지 였죠.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아주 편안한 죽음'이라 하길래 '호상'인가? -하는 정말 가벼운 마음이었어요.내용은 그닥 편안하진 않았습니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어머니와 어머니를 보내드리는 딸의 이야기로 작가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저는 인간은 누구나 죽고, 죽는 건 두려운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길가다 돌맞아 죽는다 해도 나의 운이 거기까지 인거라고.. 2024. 11. 18.
The moment the moment-더글라스 케네디길이 있다. 새로운 날이 있다.눈 앞에 기다리는 것들이 있다.깨달음을 줄 심오한 무엇을 바라는 희망, 다시는 못 느낄 생각, 인생의 제2장으로 들어설거라고 스스로를 타이를 필요, 앞으로 나아가고싶은 충동, 인간 실존의 중심에 있는 고독, 타인과 연결되고 싶은 욕망, 타인과 연결될 때 피할 수 없는 두려움.이 모든 것의 한 가운데에...순간이 있다.모든걸 바꿀 수 있는 순간,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순간, 우리 앞에 놓인 순간,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찾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결코 얻을 수 없는게 무엇인지 알려주는 순간.우리는 순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아주 짧은 찰나라도 순간으로부터 진정 자유로울 수 있을까?   p592     .. 2024. 11. 11.
1Q84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시간이 일그러진 모양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을 덴고는 알고 있다.시간 그 자체는 균일한 성분을 가졌지만, 그것은 일단 소비되면 일그러진 것으로 변해 버린다. 어떤 시간은 지독히 무겁고 길며 어떤 시간은 가볍고 짧다.그리고 때때로 전후가 바뀌거나 심할 때는 완전히 소멸 되기도 한다.있을 리 없는 것이 덧붙여 지기도 한다.인간은 아마도 시간을 그처럼 제멋대로 조정하면서 자신의 존재 의의를 또한 조정하는 것이리라.다르게 말하면, 그 같은 작업이 더해짐으로써 가까스로 멀쩡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만일 자신이 어렵사리 지나온 시간을 순서대로 고스란히 균일하게 받아들여야한다면인간의 신경은 도저히 그것을 견뎌내지 못할게 틀림없다.그런 인생은 아마도 고문이나 다름 없으리라.덴고는 그.. 2024. 11. 7.
새의 선물 새의 선물 - 은희경 내가 내 삶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나 자신을 '보여지는 나'와 '바라보는 나'로 분리시키는 데서부터 시작된다.나는 언제나 나를 본다.'보여지는 나'에게 내 삶을 이끌어가게 하면서 '바라보는 나'가 그것을 보도록 만든다. 이렇게 내 내면 속에 있는또 다른 나로 하여금 나 자신의 일거일동을 낱낱이 지켜보게 하는 것은 이십년도 훨씬 더 된 습관이다.그러므로 내 삶은 삶이 내게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거리를 유지하는 긴장으로써만 지탱돼왔다.나는 언제나 내 삶은 거리 밖에서 지켜보기를 원한다.                                                                         p12  하아가끔은 그럴 때가 있는 것 같아요.  프레임 속에.. 2024.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