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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잡설

가지않을 수 없던 길

by nikaj 2025.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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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않을 수 없던 길

도종환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 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 번쯤은 꼭 다시 걸어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패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밸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텅 자르더니

저녁에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대단하고 거창하게 살아온 것도, 살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저는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거나 기분이 그냥 좀 그럴때 가끔 이 시를 봅니다.

조금은 위로가 되거든요. 

 

저마다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는것은 사실이니까요.

 

오늘도 열심히 자신의 길을 가시는 분들

날씨가 험하네요

눈길 조심하시고, 설 명절 행복하고 따뜻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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