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은 제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는 곳인데요. 룰은 있어요.
제목처럼 問이 있거든요. 주로 책을 보다 물음의 형태가 되어버린 것들을 의제로 가지고 올 것 같아요.
답은 뭐 엉망진창이 되겠지만.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 작가의 '여기 용이 있다.' 중
선택된 작별이라는 짧은(?)글에서 부터 시작합니다.
비텝스크 역에 있는 작은 기념품 판매대와, 옥시덴탈 푸에르테를 말아서 파는 담배 판매대 사이에는 작별의 상점이 있다. 그곳에서는 외로운 여행자들이 그떄의 기분과 주머니 사정에 따라 여행에 가장 알맞은 작별을 구입한다.
그 상점은 작별의 종류가 적당한 곳으로, 알게 된 지 얼마 안되는 서먹한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검소하고 형식적인 악수부터 아주 친한 친구에게 전하는 진심 어린 포옹까지 골고루 있다. 또한 모든 가족이 모여 승강장에서 나누는 아주 감동적인 작별도 있는데, 그 안에는 격정적인 마음과 슬픔, 위로조차 할 수 없는 울음이 들어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탄탄한 연기력으로 정성껏 이루어진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작별은 아름다운 사랑의 표현인 기나긴 포옹과 키스이다. 그런 다정한 속삭임은 우리 옷깃에 희미한 재스민 향을 남기는데 그 향이 사라지려면 수십 킬로미터는 멀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원치 않는 헤어짐이기에 그 속에 들어 있는 다시 만나자는 절절한 약속과 매일 전화 하겠다는 맹세에 슬픔과 불평이 끼어들기도 한다. 이 작별을 선택한 사람들은 그런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순순히 받아들인다.
또한,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하는 작별에 추가요금을 조금만 더 내면 쭉 늘어선 기차 승강장을 따라가며 마음을 담은 눈빛과 사랑을 나누면서 몇 미터 더 걸어갈 수 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주고 받는 사랑의 말들은 절대 서로 들을 수가 없다. 기차 소리가 커지고 그 순간 어쩔 수 없이 밀려드는 감정들이 그 소리를 듣지 못하게 가로 막기 때문이다.
선택된 작별 속에서 사랑의 속삭임을 나누다 보면 떠나는 사람들은 무언가가 송두리째 끊어지는 기분이 들고 고통스러울 수도 있지만, 이것은 꿈을 꼭 이루겠다고 다짐하게 만드는. 여행의 중요한 부분이다.
제가 좀 어렸을 때는 귀찮은 걸 덜어주는 것 같아 잠깐 혹했다가
뭐 이런 것 까지 팔아 하고 짜증이 났다가
어쩌면 파는 데가 있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조금 슬펐는데
(가끔 메모를 해 놓기도 해서 여기 적혀있네요. 조금 어렸던 나의 생각이)
글쎄
지금은 그냥 개인의 선택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런 서비스에 기대지 않을면 안될만큼 외롭단 거잖아요.
거짓이라도 좋으니 나 좀 봐달라는 것 같기도 하고
세상이 모질고 슬퍼서 지독하게 외롭고 쓸쓸해지는 개개인도 많아지는 것 같아요.
일단 나부터도 마냥 즐겁진 않으니까요
세상에 마냥 행복한 사람이 있을까요?
도대체 뭐가 여행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