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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동양미술: 한국 호랑이: 민화 2

by nikaj 2024.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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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미술: 한국 호랑이: 민화 편

 

민화

아주 옛날부터 우리 곁에 있던 그림이래요.
고구려 벽화부터라고 보는 시각도 있어요.
본격적으로 민화라고 많이 알려진 그림은 조선시대 그림이 많지만요.
 

‘민화‘라는 명칭

좀 예민한 부분인데
처음 민화란 말을 말하기 시작한 게 일본의 미술평론가 야나기 무네요시입니다.
처음엔 일본의 민중그림 토속회화를 위해 만들어진 이름이었는데, 이 분이 1959년에 ‘불가사의한 조선민화’라는 논문을 씁니다. 그 때부터 우리도 사용하게 됩니다.
이게 좀 여러 말이 많아서 바꿔보려고도 했다는데요, 이렇게 해봐도 저렇게 해봐도 결국엔 뜻이 민화가 되어버려서 ‘민화는 민화다.’ 뭐 이렇게 결론 난 듯.
 
 

축수도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동물들을 소재로 한 그림.
전통미술의 소재로 등장하는 동물은 그 종류가 실로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동물은 단연 호랑이죠.
호랑이는 단군신화에 나올 정도로 우리 민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짐승으로 『삼국유사』를 비롯한 많은 문헌에서
사납고 무섭게 묘사되기도 하고, 혹은 은혜를 갚는 보은의 동물로 묘사되었습니다.
 
조선 순조 때 학자 ‘홍석모’가 지은 『동국세시기』에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정초가 되면 해태, 닭, 개, 호랑이를 그려 부엌문, 중문, 곳간 문, 대문에 붙이는 풍속이 있었다고 합니다. 불을 막아낸다는 전설적인 동물 해태는 부엌에서, 어둠을 밝히고 잡귀를 쫓아버린다는 닭은 중문에서, 도적을 막는 개는 곳간에서, 집 안에 잡귀가 침범하는 것을 막아준다는 호랑이는 각기 집안 식구들을 지켜주는 영물이었어요.
사람들은 이 네 가지 동물의 그림을 헤매다 새로 그려 붙이기도 했지만, 목판으로 대량 인쇄해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민화에 등장하는 한국의 호랑이는 사납고 험상궂은 모습이 아니라 젊잖게 입을 다물고 있거나 혹은 빙그레 웃음을 머금고 있거나, 때로는 바보 같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마치 인자한 할아버지를 대하는 듯 다정하고 친숙하게 느껴지기도 하죠.
이런 모습의 호랑이는 다른 어느 민족의 그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데요.
호랑이를 소재로 한 그림은 수호신적인 역할을 했던 사신도의 한 변형으로 보입니다.
 
 

산신도

산신도 조선19세기 액자, 종이에 색, 146.1×99.8Cm국립중앙박물관 신수15313

 
山王으로 신앙되던 호랑이를 의인화해 그린 불화, 산신도, 조선후기 불교가 민간신앙과 결합해 토착화되는 과정에서 수호신으로서 불법을 외호하는 主山神과 산의 신령으로 믿어져 온 호랑이가 결합되어 산신의 개념과 도상이 성립된 것.
 
절에 가면 간혹 칠성각이 있는 곳이 있죠. 아마 거기 호랑이가 있을겁니다.
 
 
 

까치 호랑이(호작도)

까치호랑이,개인소장(일본)
까치호랑이 호암미술관

 

호표도 강담사(일본)

 
 
 
소나무 가지에 앉아있는 까치와 그 밑에서 이를 웃으며 바라보고 앉아있는 호랑이를 소재로 한 그림, 까치와 호랑이가 함께 하는 것이 하나의 유형이 되어 붙은 이름입니다.
 
까치는 길조로 서낭신의 사자로 여겨지는 친숙한 새이고, 호랑이는 서낭신의 뜻을 받들어 시행하는 짐승이죠. 그래서 보통 까치 호랑이 그림을 보면 서낭신의 신탁을 까치가 호랑이에게 전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해요.
 
또 다른 해석도 있는데요.
다소 뚱한  표정의 호랑이를 부패한 관리로 , 소나무 가지 위에 앉아 지저귀는 까치를 일반 백성으로 대변해 부패한 위정자를 조롱하는 풍자적 그림을 보기도 하죠.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 나오는 설화도 있긴한데 거기까진 길어서..
 
 

신재현19세기말~20세기초(생몰년미상) 진주 호랑이 액자,종이에 색 124.0×85.0Cm 삼성미술관 리움

 
 
신재현이 그린 이 그림은 조선 까치호랑이의 민화적 변용과 확장의 사례를 보여 줍니다.
호랑이는 고개를 들고 앉아 포효하며 세 마리의 새끼를 돌보고 있으며, 삼산불로초와 매미의 도상은 불로장생에 대한 염원을 드러내고, 어미 등에 올라탄 새끼 호랑이 옆의 슬하손(膝下孫)이란 글자는 새끼를 돌보는 乳虎도상과 관련되어 仁獸로서의 자애로움을 강조하고 孝孫多男에 대한 기원을 나타내요. 두 쌍의 까치 역시 기쁨에 겨워 함께 모여드는 모습에서 기쁜 소식을 전하죠. 일종의 정초 부적과 같은 느낌을 주는 이 작품은 완전히 민간화 되어 그 의미가 확장된 한국 까치 호랑이 그림의 전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신재현 선생님은 주로 진주지역에서 활동하셔서 진주 호랑이로 많이 불려요.
 
 

호랑이 무늬 흉배

 

호랑이 무의흉배 조선 후기 국립 중앙박물관 신수11466

 
훙배는 조선시대 문무관이 상복에만 사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단령의 가슴과 등 부분에 달았던 사각형의 상징물입니다. 무늬가 있는 단에 품계에 따라 신분을 상징하는 무늬를 다채롭게 수놓아 상하계급을 뚜렷하게 구별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의복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 흉배는 호랑이 한 마리가 있는 무관 당하관의 것으로 무늬가 있는 초록색 견직물을 바탕재료로 사용했고, 그 위에 삼각 구도의 무늬와 고양이 눈을 가진 호랑이 한 마리를 수놓았어요. 호랑이를 중심으로 아래쪽에는 오색의 수파(水波)문 돌 산호 영지 만(卍)자문을 위쪽에는 오색구름을 표현했습니다.
 
 
 
 
호랑이가 나온 민화 자료를 찾았는데 역시나 까치 호랑이가 압도적으로 많았어요.
예전에(상당히 오래전) 개인이 하는, 호랑이 민화를 전문적으로 하던 박물관 같은 곳이 있다고 했었는데 가보지도 못하고,
알게 되자마자 전소되어 없어졌다는 소식을 들었죠. 어렵게 모은 자료들이 많이 소실되었을 거에요.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지금 있는 거라도 잘 지켜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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